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지금, 레스토랑 하나를 가려고 해도 수많은 포스팅과 추천 리뷰 등을 참고한다. 하지만 이 모든 플랫폼들이 활성화되기도 전인 2005년 시작해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알찬 정보를 주는 지상파 프로그램이 바로 SBS 생활의 달인이다. 2018년 생활의 달인에 출연 스테이크 장인으로 인정받은 판교 비스트로 도마의 우정호 셰프를 만나보았다.
글, 사진 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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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나의 운명
판교 스테이크 맛집으로 소문난 비스트로 도마의 우정호 오너 셰프의 인생 스토리는 특별하다. 잘나가던 은행원에서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가족과 함께 세계적인 요리 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에서 요리를 배우기 위해 영어로 수업이 가능한 캐나다로 향한 것이다. 30대라는 빠르지 않은 나이에 선택했기에 한 시간도 낭비할 수 없어, 월수금 요리반과 화목 제과 제빵 반을 동시에 수강하며 결국 그랑 디플롬을 얻었다.
이후 캐나다에서 1년, 한국에서 1년 경력을 쌓고, 마침내 2013년, 주방에서 가장 필요한 도구 중 하나인 칼과 도마에서 착안해 비스트로 도마라고 이름 짓고 판교에 오픈했다. 그의 훌륭한 실력에 더해 특별한 이력까지 알려지며 지상파 최고의 정보 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와인 소개하는 오너 셰프
요리는 물론 디저트까지 손수 만들어 내는 지독한 완벽주의자 셰프지만 와인 만큼은 주변의 도움을 받았다. 처음에 판교 도서관 앞에 약 30평대의 규모로 오픈했을 때, 중년 여성 고객들을 타깃으로 한 브런치를 위주로 했다. 점점 주말에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늘더니 현재의 자리로 옮기면서는 와인을 마시는 남성 고객들이 더 많은 레스토랑이 되었다.
하지만 와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심사위원를 두지 않았다. 첫 병에는 코르키지를 무료로, 두 번째 병부터는 1만원을 책정, 손님들이 편안하게 가져온 와인을 드실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대신 와인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요했기에, 지인이자 와인 전문가인 와인강 강순필 대표와 종종 자리를 함께하며 와인 이야기도 듣고 와인에 대한 지식도 얻는다. 또한 비스트로 도마 모든 테이블 위에 와인 전문가 와인강이 소개하는 믿고 마실만한 와인리스트도 제시하며 와인을 좋아하는 고객들에게 또 다른 전문적인 옵션을 제시하고 있다.
스테이크 오마카세, 한국 스타일로!
스테이크 달인이라는 칭호에 맞게 비스트로 도마의 인기 메뉴 중 하나는 스테이크 오마카세다. 오늘의 스프, 셰프 특선 애피타이저, 셰프 추천 샐러드로 시작하는 메뉴에는 독일 바인굿 부름의 리슬링 트로켄을 소개 한다. 이후에 호주 와규 스테이크, 이베리코 흑돼지 스테이크, 뉴질랜드 양프렌치 렉을 각각 서빙할 때는 값비싼 부르고뉴의 피노 누아 대신 슈타츠바인굿 프라이 부르크의 피노 누아 오르츠바인, 프랑스의 샤또 꾸르 똥 라 뻬리에르, 그리고 아빠시멘토 방식을 적용해 셰프 특제 소스와 잘 어울리는 이탈리아 프리미티보 지역의 그란 마에스트로를 추천한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지만 정찬 순서에서 첫 번째 식사로 파스타나 피자를 먹는 이탈리아 스타일이 아닌, 마치 고기집에서 냉면을 후식으로 먹듯이 파스타나 피자를 스테이크 후에 내놓는 한국 스타일의 센스가 와우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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