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와인은 국내 소비자에게 아주 익숙하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내에는 여러 지역이 있고, 이들의 시작점을 모두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여기 캘리포니아 중부의 와인 산지인 몬터레이 카운티의 산 역사를 가진 와이너리를 소개한다.

제리 로어, 역사와 함께 걷다

몬터레이 카운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다. 북쪽에는 산타크루즈 마운틴, 남쪽에는 파소 로블스 산지를 마주하고 있으며 산지의 길이는 90마일에 이른다. 이 산지의 역사는 1960년대 초에 이르러 시작하게 된다. 불과 60년 전까지만 해도 몬터레이 카운티를 포함한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 지역은 그리 주목받는 와인 산지가 아니었다. 확인되지 않은 땅에서 포도나무를 가꾼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다.

당시 손에 꼽는 개척자였던 제리 로어(Jerry Lohr)는 몬터레이 카운티에서 질 좋은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알아봤다. 그는 와이너리와 포도밭을 위한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해 약 10년간 물색했다. 지역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거듭한 끝에 1970년대 초, 아로요 세코(Arroyo Seco) 지역을 선택했다. 선선한 기후가 샤르도네 재배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1974년, 마침내 제이로어 빈야드 앤 와이너리를 공개했다.

와인에 대한 그의 열정은 몬터레이 카운티에 국한되지 않았다. 1980년대에는 토양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큰 파소 로블스 지역에서 까베르네 소비뇽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 당시 파소 로블스 또한 알려지지 않은 산지였기에 그의 도전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여러 레드 품종을 재배하기 시작했으며 1988년에 저장고를 만들고 본격적인 개발을 위한 생산 시설을 지었다.

오늘날 제이로어 와이너리는 산지의 특성을 고려해 포도를 재배하며 고품질의 와인을 빚는다. 몬터레이 카운티에는 1,400에이커 이상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주로 샤르도네, 리슬링, 피노 누아 등을 재배한다. 파소 로블스에는 2,700에이커 이상의 포도밭을 경작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레드 품종은 이곳에서 재배된다. 또한 나파 밸리에 30에이커 이상의 포도밭을 경작 중이다.

세계의 주목, 존경받는 와이너리가 되다

몬터레이 카운티와 파소 로블스의 선구자답게 제이로어의 와인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떼루아의 특징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이들의 와인을 마셔 보면 우아한 풍미가 느껴진다. 미국의 와인 전문지 <Wine Enthusiast>에서 제이로어 힐탑 까베르네 소비뇽 2018 빈티지가 93포인트를, 제이로어 아로요 비스타 샤르도네 2019 빈티지가 92포인트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로요 비스타 샤르도네 2013 빈티지의 경우,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 공식 만찬주로 사용되었다.

2020년에는 캘리포니아 그린 메달 리더 어워드(California Green Medal Leader Award)에서 그린 메달 리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매년 열리는 캘리포니아 그린 메달 리더 어워드는 환경 (Environment), 경제(Economic), 사회적 형평성(Social Equity)이라는 세 가지 E를 통해 결정된다.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목표와 같은 여러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능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와이너리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제이로어 와이너리는 이러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발휘하고 지속 가능성이 전반적인 비즈니스에 명확하게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 받는 영광을 안았다. 50년이라는 짧은 세월 동안 많은 것을 이룬 제이로어 와이너리는 와인 업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제이로어 와인 센터가 매년 수천 명의 방문객들로 붐비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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