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첫 걸음을 내디딘 ‘코리아 와인 챌린지(Korea Wine Challenge)’의 21번째의 여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대회는 6월 24일부터 7월 4일까지 약 2주간에 진행되었으며, 엄정한 심사 과정을 통해, 올해 대회의 수상 와인들이 최종 선정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 세계 14개국에서 출품된 470종의 와인이 심사 대상이었으며, 최종적으로 트로피 5종, 베스트 오브 컨트리 11종, 금메달 96종, 은메달 172종, 동메달 69종이 선정되었다.
글 심혜미 사진 임정훈, 임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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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및 전문성 높여 심사 시스템 대폭 강화
이번 대회에서는 심사 전반의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기존 문제점을 개선하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글로벌 와인 심사 시스템을 비교 분석하고 또한 시니어 심사 위원 제도를 신설하는 등의 체계적인 평가 기준을 설정하였다. 심사 시작 시에는 이니시에이션 와인을 활용해 점수 밸런싱을 진행하며, 와인 메이커의 노력을 존중하면서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과정을 거쳤다.
‘베스트 임포터’ 상 신설
2025년 대회부터는 우수 수입사를 선정하는 ‘베스트 임포터’ 상이 새롭게 신설되었다. 본 상은 국내 와인 유통 구조의 발전과 소비 저변 확대에 기여한 수입사의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수상 와인의 홍보 및 활용 확대를 통해 국내 와인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올해는 레뱅, 와이넬, 동원와인플러스가 영예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고품질의 화이트•스파클링 두각
올해 출품 와인의 수는 전년 대비 25% 감소했으나, 출품 와인의 전반적인 품질은 예년보다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세계적인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화이트 및 스파클링 와인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비롯해 오스트리아산 고품질 화이트 와인들이 대거 출품되어 심사위원단의 주목을 받았다.
수상 와인 로드쇼 및 팝업스토어로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
대회 사무국은 와인 소비 확대 및 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수상 와인을 중심으로 한 로드쇼 및 팝업스토어를 전국 주요 플랫폼에서 순차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도 수상작을 직접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더불어 각 행사는 와인 세미나, 시음회, 마스터 클래스 등의 프로그램과 연계되어 진행될 예정이다.
강순필 심사위원 의장
2005년 가을 귀국 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제2회 코리아 와인 챌린지 2006 결선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바 있습니다. 이후 수년간 심사에 참여하다가 일정이 바빠져 잠시 참석하지 못했으나, 제21회 KWC 2025에서는 심사위원 의장으로 위촉되어 다시 대회를 이끌게 되었습니다.
2006년 당시에는 대회 진행을 위해 우선적으로 심사위원 수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기에, 심사의 퀄리티 측면에서 다소 불안정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제21회 대회부터는 심사위원 자격 요건을 새롭게 마련하고, 심사 기준 자체도 보다 객관적으로 정립하여 기존 방식과는 명확한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와인 심사는 심사위원의 서비스 스킬과는 전혀 다른 영역입니다. 와인의 품질 그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 심사의 핵심이기 때문에, 주관성을 배제하고 철저히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품질을 평가하는 체계를 구축하였습니다. 대회에 앞서 시니어 심사위원들과 줌 미팅을 통해 심사 방식에 대해 상세히 설명드렸으며, 향후 대회를 이끌어 가는 데 있어 시니어 심사위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실제로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시니어 심사위원들의 적극적인 가이드와 참여 덕분에, 대부분의 심사위원들께서 새롭게 적용된 심사 기준에 따라 전문적인 평가를 해 주셨습니다. 코리아 와인 챌린지 심사위원이라는 자격이 심사위원로서의 전문성을 공인 받는 기준이 되고, 전 세계 어디에 서든 ‘KWC 심사위원’이라는 타이틀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 위상을 높여 나가고자 합니다. 20년을 넘어선 코리아 와인 챌린지가 이제는 단순히 한국 유일의 와인 대회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와인 품평회로 자리매김하며 새롭게 도약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장운경 시니어 심사위원
이번 심사를 치르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바뀐 심사 방식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와인리뷰에서 선정한 의장 및 시니어 심사위원 덕분에, 참석하신 대부분의 심사위원분들이 시니어의 의견을 존중해 주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출품 수가 줄어 아쉬운 점도 있었으나, 확실히 와인 퀄리티가 높아져 심사하는 동안 매우 놀라운 순간이 많았습니다. 마지막 트로피 평가전에서는 정말 결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아무쪼록 코리아 와인챌린지가 더욱 발전하고 영향력이 커지길 응원합니다.
이준우 시니어 심사위원
2025년 KWC 행사는 21년째를 맞이하여, 그간 변화된 와인 시장에 맞게 제도를 재정비하고 의장 및 시니어 시스템을 신설한 점이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각 심사위원들 간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며, 하나의 기준점을 확립하여 보 다 정확하고 내실 있는 심사가 진행되었다고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각 플라이트에 이니시에이션 와인을 랜덤으로 배치하여 심사위원 간의 심사 점수 체계를 보다 정밀하게 맞추는 과정이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심사위원들 간의 토론과 의견 교환을 통해 모두가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양조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기후변화에 맞춰 변화하는 와인 시장의 트렌드를 미리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것입니다.
유연하고 실험적으로 재배되어 블렌딩 되는 포도 품종과 양조자의 철학, 그리고 영국 와인과 오스트리아 와인의 약진을 보면서 2026년 KWC 심사도 더욱 기대가 됩니다.
홍광현 시니어 심사위원
‘1’이라는 숫자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과 설렘을 떠올리게 합니다.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한 코리아 와인 챌린지(KWC)는 제게 바로 그런 의미였습니다. 두 번의 10년을 넘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듯한 새로운 출발, 더 큰 도약을 위한 설레는 첫걸음이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예선과 본선을 통틀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심사 기간 동안 한 잔의 와인에도 깊은 집중과 진심을 담아 공정하게 평가해 주신 심사위원 여러분, 언제나 현장 가장 먼저 자리하시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운영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무엇보다 이 귀한 자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신뢰를 보내며 와인을 출품해 주신 와이너리 및 수입사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코리아 와인 챌린지가 단순한 경쟁의 장을 넘어, 한국 와인 문화와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축제로 더욱 발전해 나가길 바랍니다. 올해의 설레는 시작이 내년에는 보다 성숙한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와인처럼 깊고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의미 있는 경험을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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