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미국의 와인 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는 아르헨티나 테이스팅 리포트를 대대적으로 소개하면서 특별히 아르헨티나 말벡 와인들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실제 칠레를 포함, 남미 를 통틀어가장 높은 평론가 점수를 받아낸 비냐 코보스의 오너 와인메이커 폴 홉스를 주목하며 그와 그의 와인들에 지면 3페이지를 할애했다. 그런 그를 더 이상 지면이 아닌 대면으로 만나볼 수 있었기에 수학능력시험이 한참이던 11월 14일 오전 9시 반 인터뷰 시작도 마다하지 않았다.

 

임연수 사진 및 자료 제공 하이트진로, 수사나 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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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시작

오전 9시 반이라는 시간은 와인업계에 종사하는 기자들에게 시음에 적절한 시간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라는 별명처럼 단정한 검은 셔츠에 안경을 쓴 폴 홉스는 로버트 몬다비에서 처음 커리어를 시작했을 당시, 병입 라인을 맡았고 오전 7시에 병입을 시작하기 위해 6시 반부터 시음을 해야 했다는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며 9시 반은 와인을 시음하기에 아주 좋은 시간이라는 설명으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고 그의 역사를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폴 홉스는 1981년 로버트 몬다비에서 와인 메이커로 활동했으며 미국 최고의 명품 와인인 오퍼스 원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1988년 처음으로 아르헨티나를 방문할 수 있었는데, 이는 다분히 의도치 않았던 일이었다. 원래는 칠레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그를 초대하는 당사자들과의 피치 못할 문제가 발생해 아르헨티나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국가였지만 주로 내수용 와인을 생산할 뿐이었고 퀄리티 역시 형편없었다. 이는 포도 재배나 양조 방식에 있어 여전히 낙후된 모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포도밭에 관개를 할 때, 물을 너무 많이 주거나, 포도 송이를 파쇄할 때, 지금은 어느 곳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스크루 머신(포도를 가는 기계)을 사용하기도 했다. 폴 홉스는 당시 아르헨티나에서 유일하게 수출용 와인 생산에 의지가 있던 카테나 자파타에서 처음 아르헨티나 와인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말벡 성공의 시작, 아라모스

폴 홉스는 아르헨티나에 와서 포도밭에서부터 와인 메이킹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아르헨티나 포도원 모습이 1800년대 후반부터 거의 1988년경까지 비슷한 모습으로 유지되어 온 것에 주목,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포도밭에 서부터 개선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발견한 아르헨티나 포도밭은 우박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포도 나무를 땅에 가까울 정도로 낮게 심었고, 포도 밭에는 물이 넘쳐 흐를 정도로 관개를 해(플러드 관개)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구조였다.

1800년대의 포도밭 사진의 배경에 있는 큰 나무들은 포플러 나무들로 아르헨티나에서는 아라모스(Alamos)라 불렸다. 관개 수로 근처에 심겨, 포도원들의 울타리 역할을 하며 멘도사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 아라모스들은 아르헨티나의 역사적인 인물인 스페인 태생의 후안 프란시스코 코보(Juan Francisco Cobo)가 도입해 심은 것인 데, 후에 폴 홉스 역시 그의 이름을 따 와이너리 이름을 비냐 코보스라고 지었다.

폴 홉스가 포도밭을 재정비 하던 시절, 당시에는 말벡을 주로 와인 양조에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폴 홉스는 말벡 품종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사용해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1994년 처음으로 어떤 이름도 아닌 아라모스라는 이름만을 붙인 말벡을 미국 시장에 수출, 큰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폴 홉스는 시원한 기후대가 필요한 샤르도네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아르헨티나에 서는 전무했던 프렌치 오크나 아메리칸 오크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1800년대 후반 아르헨티나 포도원

 

플러드 관개

 

 

 

 

비냐 코보스의 와인들

비냐 코보스를 시작할 때, 폴 홉스는 떼루아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최상급 플래그십 와인인 코보스(Cobos)만을 생산하려고 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녹록치 않았다. 1998년 처음으로 자신의 와이너리인 비냐 코보스를 시작했지만 불행히도 50년 동안 최악의 빈티지로 기록된 1998년에는 와인을 생산할 수 없었다. 그래서 1999년이 코보스의 첫 빈티지다. 이 뿐만 아니라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을 당면하게 되면서 폴 홉스 는 플래그 십 와인 외에도 다양한 와인들을 추가 생산하게 된다.

1. 브라마레(Bramare)

지역 산지인 루한 데 쿠요와 발레 데 우코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이다. 와인 산지의 차이를 보여주는 와인으로 루한 데 쿠요의 점토사암질의 부드러운 토양에서 생산된 말벡이 발레 데 우코보다 부드러운 맛이라 라벨에 부드러운 물결을 표시했다.

2. 비냐 코보스 빈큘럼(Vinculum)

라틴어로 연결하다는 의미인 빈큘럼은 비냐 코보스 소유의 포도밭들과 협력 농가에서 생산하는 포도로 만들었다. 라벨에 두 쌍의 잎파리는 이러한 협력을 의미한다. 거의 샤르도네 전문가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폴 홉스는 화이트 와인 설비를 만들기 위해 비냐 코보스 설립 후 10년이 지나서야 샤르도네를 만들 수 있었다.

3. 비냐 코보스 빈야드 데지그네이트(Vineyard Designate)

그랑 크뤼 개념의 와인으로 비냐 코보스의 최고의 밭들을 선별해서 만들었다. 라벨에는 비냐 코보스만의 포도밭으로 한 쌍의 이파리만 그려 넣었다.

4. 코보스(Cobos)

비냐 코보스의 플래그십 와인으로 평론가 점수 100점을 끌어낸바 있다. 비냐 코보스 절정의 와인으로 떼루아에 초점을 둔 첫 번째 아르헨티나 와인이다.

 

 

수입사 국순당 02-513-8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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