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쉘 롤랑 (Michel Roland)

 

‘믿.보.배’ 즉 믿고 보는 배우를 말하는 말로 영화나 드라마를 선택할 때, 믿.보.배가 출연한다면 주저없이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와인에서도 그 이름 하나로 묻고 따지지도 않고 무한 신뢰를 갖게 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프랑스 태생의 세계적인 와인 컨설턴트이자 플라잉 와인메이커인 미쉘롤랑(Michel Roland). 멀리 아르헨티나에서 미쉘 롤랑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생산하고 있는 끌로 드 로스 시에테의 사장인 라미로 바리오스(Ramiro Barrios)가 방한, 끌로 드 로스 시에테를 당장 박스로 구매해야하는 이유를 전해주었다.

 

최정은 사진 및 자료 제공 최정은, 하이트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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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Changer, 말벡

프레스 런치를 위해 테이블에 앉자마자 라미로 바리오스는 한 달 전 뉴욕에서 미쉘 롤랑과 만나 나눈 이야기로 유쾌하게 분위기를 띄운다. 미쉘 롤랑의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20세부터 장장 5년간 군생활을 했던 증조부는 제대 후 바로 1차 세계대전이 터져 군에 재 입대 해야했다. 그래서 군 생활을 마치고 나오니 29세. 증조부는 보르도에서 포도밭 설비 관련 회사를 설립하고 와인 관련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친분이 있던 샤또 뻬트뤼스의 와인들을 마시며 최고의 와인 메이커가 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가업을 잇기 위해 대학에서 양조학을 공부했지만 실험실에서 항상 하는 연구에 지루함을 느깨왔다. 워낙 호기심이 많은 그는 왜 60-70년대 보르도에서 빈티지가 좋은 해에도 그저 그런 와인들을 생산하는지 의문을 품다가 포도 재배의 문제점을 발견, 그린하비스트를 통해 소출은 줄이면서 포도를 잘 익게 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며 본격적으로 컨설팅을 시작했다. 그의 명성은 이내 프랑스를 넘어 미국과 이탈리아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탈리아 이주민이 많이 살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연결되었고 와인 생산을 고민하는 아르헨티나에 그는 말벡을 솔루션으로 제시했는데, 당시만 해도 껍질이 두껍고 생산량이 많아 말벡은 고급 와인이라고 생각도 못 했던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말벡의 생산량을 줄이고 집중도를 높이는 방법이 게임 체인저가 되어 현재는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품종이 된 것이다.

 

 

7인의 밭, 끌로 드 로스 시에테

우코 밸리의 가능성을 발견한 미쉘 롤랑은 자신의 노하우와 비전에 딱 맞는 포도밭을 발견, 와이너리 설립을 위해 포도밭 주인에게 100ha의 토지 구매를 제안했다. 하지만 주인은 전체 850ha를 모두 구입하지 않으면 판매하지 않겠다며 강경하게 나왔고 미쉘 롤랑은 제안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시간을 벌어 프랑스로 다시 돌아왔다. 프랑스에는 이미 미쉘 롤랑의 마법 같은 터치로 큰 성공을 거둬 그에 대한 두터운 믿음을 가진 와이너리들이 있었기에, 멘도사도, 우코밸리도, 아르헨티나의 말벡도 어느 것 하나 검증된 것은 없었지만 그와 함께 하기로 한 7개의 와이너리가 있었다. 그렇게 850ha의 포도밭을 7개의 와이너리가 함께 구매하게 되었고, 미쉘 롤랑은 제 2의 뽐므롤 와인을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7인의 포도밭이라는 이름을 가진 끌로 드 로스 시에테를 1999년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까지 끌로 드 로스 시에테에 참여하고 있는 와이너리는 네 곳으로 가장 먼저 미쉘 롤랑에게 손을 내밀어준 뀌블리에 데로스 안데스, 몬테비에호, 디아망드 그리고 미쉘 롤랑이 직접 세운 보데가 롤랑이다. 매년 네 곳의 와이너리들 중 한 곳에서 와인 블렌딩을 해 각자의 와이너리에서 숙성을 하는 미쉘 롤랑 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와인을 양조하고 있어 끌로 드 로스 시에테의 이름은 와이너리의 이름이 아닌 아펠라시옹의 이름으로 봐도 무방하다 것이 라미로 바리오스의 설명이다.

 

 

장기 숙성의 가능성을 보여주다

만약 지금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어딘가에서 끌로 드 로스 시에테를 마주한다면, 당장 박스로 구매해 쟁여 놔야 한다. 끌로 드 로스 시에테는 합리적인 가격에 미쉘 롤랑이 추구하는 ‘지금 마셔도 좋고 숙성해 마셔도 좋은 와인’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매년 말벡을 50-60%로 베이스로 빈티지에 따라 다른 블렌딩을 선보이다. 이날 어렵사리 아르헨티나에서 공수해온 2006년 빈티지를 시작으로 2015, 2016, 2017, 2019, 그리고 아직 수입되지 않은 2021까지 총 6개 빈티지를 버티컬로 테이스팅해 끌로 드 로스 시에테의 숙성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6개의 와인 각각의 빈티지별 기후 조건과 어려움, 도전, 극복기 등을 상세하게 풀어준 라미로 바리오스는 이 여섯 개 빈티지의 와인들을 관통하는 것으로 끌로 드 로스 시에테의 우아함을 강조했다. 향후 2021 빈티지 출시 시에는 2021, 2015, 2016, 2017과 함께 버티컬 컬렉션을 함께 출시할 계획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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