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떠오르는 피노 누아 강자 센트럴 오타고. 이 산지 아래,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양조를 연구하고 본인들만의 철학을 지키며 나아가는 순수한 와이너리 번코타지(Burn Cottage)가 있다. 지구 반대편의 숨은 보석 센트럴 오타고, 번코타지를 소개한다.
글 임연수 사진 및 자료 제공 루벵코리아, 번코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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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코타지의 레이블
초록뱀과 아름다운 백합
번코타지의 레이블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동화 ‘초록뱀과 아름다운 백합(The Green Snake and the Beautiful Lily)’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이 동화는 강을 경계로 구분된 두 세계 여기저기에 사는 사람들과 환 상의 존재들이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이야기이다. 자 연과 인간의 통합, 변신과 희생 그리고 영적인 깨달음을 주제로 하는 동화 속 등장인물들과 상징적인 요소들이 레이블에 섬세하게 새겨져 번코타지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레이블에서 초자연적 세계와 현실 세계 를 연결짓는 뱀 형상의 다리에서 초록뱀은 자연과 인간, 죽음과 재생, 영혼의 성장을 의미하고 백합(백합 아가씨)은 순수함과 죽음, 그리고 이상 적인 아름다움과 현실의 갈등을 상징한다. 또 다른 등장인물인 젊은이 (왼쪽)는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고난을 통해 성숙해 가는데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의 창시자인 독일 철학자 루돌프 슈타이너(오른쪽) 가 함께 그려지며 땅에서의 노력을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실천 즉, 바이오다이내믹으로 승화시켰다.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의 실천을 통해 이상적인 인간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번코타지는 2002년 처음 설립되던 때부터 센트럴 오타고에서 첫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실시해 지금까지 고집 있게 이어나간다. 표면적인 것만을 좇지 않고 와이너리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요소들을 관리하는 와이 너리 신념의 상징이다.
지구, 하늘, 우주의 영향은 식물과 동물의 삶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소, 벌, 올리브 나무 등과 함께 포도나무를 기르고 생물 다양성을 위해 토착 식물들을 심는다. 그리고 에너지와 영양소를 가진 배합물을 포도밭에 뿌려 토양의 건강을 지킨다. 토양 건강과 활력은 포도나무와 포도의 지속적인 균형과 건강에 중요한 요소이다. 뉴질랜드 내에서 가장 짧은 시간 내 주목을 받은 브랜드 번코타지는 이렇듯 뉴질 랜드의 기후, 포도밭의 환경을 지키면서 와인병 속에 와이너리의 정신을 담아낸다.
에너지와 영양소를 가진 배합물을 활용한 바이오다이내믹 치료법
뉴질랜드 센트럴 오타고, 번코타지 빈야드
프랑스 부르고뉴, 미국의 오리건, 뉴질랜드 센트럴 오타고 모두 피노 누아의 명산지로 알려져 있으나 기후 및 토양에서의 차이만큼이나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와인 산지로서의 명성에 비해 뉴질랜드의 와인 생산량은 전 세계 와인 생산량에서 단 1%만을 차지하는데 그중에서도 소비뇽 블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소비뇽 블랑의 상징인 뉴질랜드 말버러와는 달리 내륙에 위치한 최남단 와인 산지 센트럴 오타고에서는 총 2,055ha의 포도밭 중 81%에 육박하는 1,656ha에서 피노 누아가 재배된다. 섬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대륙성 기후인 센트럴 오타고는 맑은 하늘과 강렬한 자외선 아래 큰 일교차로 상쾌한 과실향과 깊은 여운의 와인이 만들어진다.
센트럴 오타고 피사 산맥 기슭에 위치한 24ha의 번코타지 포도밭은 미국, 호주에서 농업/목축업을 이어나간 전통 있는 가문 소바주 패밀리 (Sauvage family)가 소유한다. 이들은 1990년대 초에 처음으로 와인 유통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까지 고급 와인 생산 경력을 쌓아나가고 있다. 마르퀴스 소바주(Marquis Sauvage)와 다이앤 소바주(Dianne Sauvage) 부부가 호주 멜버른의 모닝턴 페닌슐라를 여행하다 잠시 방문한 뉴질랜드 자연환경에 매료되었고 이 계기로 뉴질랜드에서 가족 와이너리를 물색 하던 그들에게 발견된 곳이 지금의 번코타지 빈야드이다. 하지만 이곳의 잠재력을 먼저 알아본 다수의 와이너리와 와인 메이커들이 있었고 2002년 경매를 통해 겨우 밭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마르퀴스는 현재 시카고에 거주하며 뉴질랜드 고품질 피노 누아를 만들기 위한 와이너리 업무를 지휘한다.
포도 선별작업 중인 번코타지 와인 메이커들
번코타지만의 스타일, 인간의 최소한의 개입
10월 22일 아시아 투어로 방문한 번코타지 와이너리 브랜드 세일즈&마케팅 매니저 앤디 크로지어(Andy Crozier). 그가 보여준 와이너리 사진에서는 맑은 웃음을 띠며 일하는 동료들 그리고 열정적으로 테이스팅 하며 번코타지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한 과정 속 스태프들의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번코타지는 자가소유포도밭 안에서도 토양 타입을 분석해 구획을 나누고 각 블록에 적합한 클론을 찾아 새로운 나무를 다시 심어내었다. 그 결과 각 블록마다 토질은 물론 포도송이의 모양이 전혀 다르다. 그로 인해 해 마다 와인메이커는 포도밭 사이를 걸어 다니면서 알알이 맛보고 향과 질감을 기억해 어떤 블록의 포도를, 언제 사용할지 선택한다. 과즙은 블록별로 각각 보관되며 정제 또는 여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와인메이커들이 모여 블라인드로 점수를 매기고 블렌딩을 한다. 밭에서부터 양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세분화된 밭의 구획이 가진 개성과 잠재력을 드러내는 데에 집중해 번코타지만의 섬세하고 순수한 와인이 탄생한다.
1. Burn Cottage Riesling Gruner Veltliner 번코타지 리슬링 그뤼너 벨트리너
2. Burn Cottage Moonlight Race Pinot Noir 번코타지 문라이트 레이스 피노 누아
3. Burn Cottage Vineyard Pinot Noir 번코타지 빈야드 피노 누아
4. Burn Cottage Sauvage Vineyard Pinot Noir 번코타지 소바주 빈야드 피노 누아
수입사 루벵코리아 02-824-6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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