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여는 순간 감각이 깨어난다. ‘취향을 여는 공간’을 테마로 500여 종의 와인과 예술 작품이 공존하는 이곳, 오프닝(OPNNG). 와인을 고르고, 그림을 감상하며, 한 끼 식사에 감탄하는 경험이 하나의 흐름처럼 펼쳐지는 복합적인 감각의 공간이다.
글 임연수 사진 OPNNG
***
취향을 탐색하는 열린 무대
‘OPNNG’은 ‘OPENING’에서 모음을 제거한 이름이다. 미완의 형태로 남겨진 단어는, 오히려 각자의 감각으로 채워가는 여백을 품고 있다. 오프닝은 음식, 와인, 예술이라는 세 가지 축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손님이 스스로의 취향을 발견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둔다.
공간은 해석의 결과이자 감각의 총합이다. 오프닝 심준섭 대표가 수년간 수집한 현대미술 컬렉션은 벽면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고, 오프닝은 1년에 1~2회 전시회를 개최하며, 이때는 ‘수집의 변’이라는 전시 소개글을 통해 수집가의 개인적 시선을 공유한다. 작품에 대한 해설보다 그 작품을 고른 이유를 말하는 방식은, 오프닝이 예술과 취향을 대하는 태도를 대변한다.
(위)오프닝 코스 메뉴 (아래)오프닝 스테디셀러, 버터론지노 파스타
음식과 와인의 정확한 거리
오프닝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단 두 시간 동안, 코스 메뉴만을 제공한다. 안주를 넘어선 온전한 식사 구성은 스타터부터 디저트까지 정제된 흐름을 가지고 있으며, 각 코스를 잇는 와인은 식사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완성시킨다.
이곳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생면 파스타도 빼놓을 수 없다. 오픈 초기부터 직접 뽑은 생면을 고수해 온 오프닝은 다양한 파스타를 선보이고 있으며, 그 중 ‘버터론지노 파스타’는 지금도 별도 주문이 가능한 스테디셀러다.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반영한 그릇 하나에도, 오프닝이 지향하는 미식의 진심이 담겨 있다.
(위)월간 소믈리에 픽 (아래)태블릿 기반 와인 필터 시스템
기술과 취향 사이 – 와인 선택의 경험
오프닝의 와인 셀렉션은 ‘경험’을 중심에 둔다. 약 500종 의 와인을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도입한 태블릿 기반 ‘와인 필터’ 시스템은, 산도·당도·탄닌·가격 등 다양한 조건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와인을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와인을 공부하거나 스스로의 취향을 좁혀가고 싶은 이들에게 이상적이다.
기술은 오프닝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도구이며, 그 중심에는 소믈리에 팀의 섬세한 감각이 자리하고 있다. 손님이 원하는 스타일에 딱 맞는 제안을 주거나, 코스의 흐름을 고려해 가장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한 잔을 제시하는 ‘소믈리에 픽’은 단순한 추천이 아니다. 계절의 분위기, 음식의 결, 와인 음용 적기까지 고려해 테이블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아내는 오프닝만의 감각적 큐레이션이다. 한 번쯤, 진짜로 나에게 맞는 와인을 찾고 싶었다면, 그 시작점이 바로 오프닝이다. 코스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한 잔 한 잔이 그날의 식사를 아름답게 연결하는 연결어구가 된다.
오프닝 멤버십 전용 공간 ‘살롱 드 오프닝(Salon de OPNNG)
살롱과 멤버십, 취향의 확장
지하 1층 공간의 슬로건은 ‘Open Your Own Taste’. 그리고 그 위층, 멤버십 전용 공간 ‘살롱 드 오프닝(Salon de OPNNG)’에서는 ‘Keep Your Own Taste’라는 모토 아래 프라이빗한 감각이 이어진다. 이곳은 단 두 개의 룸으로 이루어진 공간으로, 오직 멤버를 위한 서비스와 와인 보관, 이벤트가 운영된다. 장 콕토, 코코 샤넬, 피카소 같은 예술가들이 취향을 나누던 공간처럼, 이곳 역시 유행이 아닌 축적된 감각을 지향한다.
오프닝 윤지현 총괄 매니저
취향이 머무는 지속 가능성
셰프, 소믈리에, 예술가, 기획자 등 다양한 감각들이 함께 모여, 각자의 취향이 공존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했다. 와인 셀렉션 또한 단순히 ‘좋은 와인’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가장 의미 있는 한 잔’을 기준으로 삼는다.
윤지현 총괄 매니저는 “코리아와인챌린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단지 품질이 좋은 와인이 아니라 이 시대와 이 장소에서 의미를 갖는 와인이 무엇인지를 더 고민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고민은 곧 오프닝의 큐레이션 방식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섬세하게 설계된 메뉴와 큐레이션된 와인, 그리고 공간을 감싸는 예술은 감각의 흐름을 하나로 잇는다. 그리고 오늘도, 이곳에서는 누군가의 취향이 조용히 깨어나고 있다.
왼쪽부터 셰프팀, 심준섭 대표, 소믈리에팀이 함께한 단체 사진
문의 오프닝 02-2088-58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