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츠바인굿 프라이부르크 와이너리

 

 

11세기 프랑스 부르고뉴에 자리잡은 시토 수도회의 수도사들은 노동을 기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포도밭에서 쉬지 않고 연구하며 포도밭들을 구획별로 구분하여 부르고뉴의 정교한 AOP 시스템의 발판을 마련했다. 21세기 현재, 독일에서는 국가차원의 다양한 주립 와인 연구소들이 주축이 되어 포도 재배, 와인 생산 및 와인 판매에 이르기까지 와인 산업 전반을 면밀히 연구하며 독일 와인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부르고뉴보다는 위도상 북쪽이지만 독일 와인 산지 중에서는 가장 남단에 위치해 포근하고, 프랑스와는 블랙 포레스트를 사이에 두고 있어 화산재 토양 등 다양한 떼루아로 구성되어 있는 바덴 주의 프라이부르크 주립 와인 연구소 산하 와이너리인 슈타츠바인굿 프라이부르크에서 부르고뉴 피노 누아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피누 누아를 생산하며, 21세기 피노 누아의 뉴 노멀 시대를 열고 있다.

 

최정은 자료제공 슈타츠바인굿 프라이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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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형 와인셀러

 

 

가문의 전통, 국가 유산이 되다.

슈타츠바인굿 프라이부르크는 1842년 바덴의 뮐하임 출신의 삼형제인 니콜라우스, 아돌프 프리드리히 그리고 야콥 빌헬름 블랑켄호른이 포도원을 구매하면서 가족 기업으로 시작했다. 1847년부터 형제는 게브뤼더 블랑켄호른(Gebrüder Blankenhorn) 이라는 이름으로 와인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에 건설한 아치형 지하 셀러는 당시 바덴 지역의 와인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까지도 와인 셀러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아돌프 프리드리히의 아들인 아돌프 블랑켄호른이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교수가 되어 가족 소유의 와이너리로 돌아와 포도 재배 및 양조학 연구를 위한 실험장으로 와이너리를 활용했다. 그는 사비를 들여 1867년 양조학 연구소를 설립했고, 특히 필록세라 방제를 위한 포도나무 접목 기술을 개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또한 바덴 및 독일 와인 협회의 공동 창립자이자 초대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블랑켄호른이 1차 세계 대전 중 사망하자,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 포도원은 바덴 주 농업부의 시범 농장으로 사용된다.

 

1933년 이후에는 제국 영양 위원회의 일부로 국유화되었다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새로 설립된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소유로 운영되고 있다. 독일 와인 발전에 크게 기여한 가문의 전통 유산이 국가 유산이 되어, 와인산업에 대한 연구 수행이라는 현대적 요구에 응하며 주립 포도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독토르가르텐 포도밭

 

피노 누아의 뉴 노멀을 제시하다.

현재 슈타츠바인굿 프라이부르크는 총 37ha의 포도밭을 관리하고 있는데, 그 중 2/3는 이링엔에 위치해 있고, 1/3은 프라이부르크와 인근 마을인 에브링겐에 있다. 떼루아를 중심으로 하는 독일 프리미엄 와인 생산자 협회인 VDP 회원사 중 하나로 떼루아를 강조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VDP 기준에 따라, 각각 오르츠바인, 에르스테 라게, 그로세 라게로 부르고뉴의 빌리지, 프르미에 크뤼, 그랑 크뤼의 등급에 해당하는 와인들이다.

 

특히 그랑 크뤼에 해당하는 블랑켄호른스베르크 독토르가르텐은 독일의 100대 떼루아 중 하나로 꼽히며 슈타츠 바인굿 프라이부르크에서 단독 소유하고 있는 밭이다. ‘황제의 의자’라는 뜻의 카이저슈툴 화산 언덕의 남서쪽 끝에 위치한 이링엔 지역에 있는 포도밭으로 블랑켄호른 교수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독일에서 유일하게 보온성이 뛰어난 토양과 온화한 기후가 어우러져 포도 재배에 탁월한 조건을 제공한다. 그로세 라게의 등급에서 드라이 와인에 표기하는 그로세스 게벡스 GG 등급이다.

 

국내에는 총 3종의 VDP 피노누아 와인이 와인강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➊ 슈페트부르군더 오르츠바인 2020

품종 피노 누아 100%

 

➋ 슈페트부르군더 에르스테 라게 2020

품종 피노 누아 100%

특징 에르스테 라게 등급에서 드라이 와인을 의미하는 1G(에르스테스 게 벡스)를 레이블에서 확인할 수 있다.

 

➌ 슈페트부르군더 그로세 라게 2019

품종 피노 누아 100%

특징 독일의 100대 떼루아 중 하나로 화산재 토양이 특징이다. 그로세 라게 등급에서 드라이 와인을 뜻하는 GG(그로세스 게벡스)가 병에 양각으로 각인되어 있다.

 

 

독일 와인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병목에 포도송이 방패를 한 독수리 문양이 붙은 와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표식은 독일 프리미엄 와인 생산자 협회 소속의 200개 회원사 들이 생산하는 와인으로 VDP(Verband Deutscher Prädikatsweingüter) 등급이며 와인에 대한 품질 보증 과 같다. 각 회원사는 매 5년마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VDP 자격을 갱신해야 한다.

 

이웃한 프랑스나 이탈리아와는 다르게 독일은 공식적으로 포도의 당도 기준으로 와인의 등급이 나뉘어져 있다. 가당이나 첨당 없는 자연산 와인의 순수성과 품질을 보증하는 표식으로 사용되었던 VDP는 산지 중심의 철학을 가지고 2012년 현재의 4단계 체계를 확정했다. VDP의 기본 4단계 는 부르고뉴 AOP와 그 성격이 비슷하다.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구츠바인(VDP.GUTSWEIN)은 지역 AOP와 비슷하여 와이너리가 소유한 포도밭 전반에 해당한다. 다음 단계로는 빌리지 AOP에 해당하는 오르츠바인 (VDP.ORTSWEIN)으로 좋은 포도밭이 있는 특정 마을을 표기할 수 있다. 세번째 프르미에 크뤼에 해당하는 에르스테 라게(VDP.ERSTE LAGE)는 특정 포도밭 중에서도 와인 품질이 검증된 우수한 포도밭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의미한다. 네 번째 그랑 크뤼에 해당하는 그로세 라게는 말 그대로 최고의 포도밭을 의미한다. 특히 드라이 스타일의 와인으로 만들었을 경우, 그로세스 게벡스(VDP.GROSSES GEWÄCHS, GG)를 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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