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퍼시픽 담당 앤서니 윈 (Anthony Huynh)

 

 

세계 와인 산지 가운데 가장 높은 고도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 살타(Salta). 그곳의 대표 와이너리 엘 에스테코 (El Esteco)가 한국 미디어와 만났다. 아시아·퍼시픽 담당 앤서니 윈(Anthony Huynh)은 지난 7월, 한남동 한식당 마니록에서 열린 미디어 런치를 통해 엘 에스테코 올드바인 시리즈를 소개했다. 살타 특유의 떼루아와 고목의 힘, 그리고 최소한의 개입으로 빚어낸 와인의 본질이 한식과 조화를 이루며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다.

임연수 사진 및 자료 제공 신동와인, 엘 에스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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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에스테코 와이너리

 

 

세계의 정상에 숨겨진 보물

아르헨티나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나라지만, 대부분의 와인은 멘도사에서만 생산된다. 그러나 엘 에스테코는 아르헨티나 북부, 살타의 카파야테(Cafayate)에 자리한다. 부에노스아이레 스에서 비행기로 살타 공항까지 이동한 뒤, 다시 자동차로 3시간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작은 마을. “가는 길은 정말 아름다워요. 라마가 풀을 뜯고, 개울과 굽이진 길은 프랑스 남부를 떠올리게 하죠.” 엘 에스테코 아시아·퍼시픽 담당 앤서니 윈의 묘사는 이 작은 산지의 아름다움을 짐작케 한다.

 

엘 에스테코가 위치한 카파야테의 칼차키 밸리(Calchaquí Valley)는 해발 1,700~3,000m의 고도, 극심한 일교차, 사막성 기후와 충적토가 어우러진 독특한 산지다. 사실상 포도 외에는 작물이 자라기 힘든 이 척박한 땅에서 자란 포도는 농축미와 깊은 아로마를 품으며 병마다 이 황야의 생명력과 강렬함이 담겨 있다. 엘 에스테코 컬렉션은 대표 블렌드부터 단일 포도밭 와인까지, 칼차키 밸리의 정체성을 담아낸다.

 

특히 살타는 토론테스의 발상지로, 산뜻한 산도와 아로마틱한 꽃 향, 미네랄리티를 지닌 가장 순수한 버전의 토론테스를 선보인다. 토론테스는 해산물부터 매운 음식, 향신료까지 넓은 페어링 스펙트럼을 자랑하며, 이날 시연된 올드바인 토론테스는 매운 고춧가루 양념의 골뱅이 무침과 완벽히 호흡을 맞췄다.

 

 

포도에서 병으로 이어지는 순수함

앤서니 윈은 올드바인 시리즈를 ‘순수한 포도의 본질’을 보여주는 와인이라 설명했다. 70년 이상 된 포도나무에서 수확된 포도는 양이 적지만 밀도와 깊이가 놀랍다. 특히 올드바인 시리즈는 각 품종의 개성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하며, 풍부한 볼륨감과 조화로운 탄닌, 둥근 텍스처가 균형을 이룬다. 엘 에스테코는 이를 위해 오크 숙성을 배제하고 콘크리트 에그 발효, 천연 효모, 비여과 병입을 고집한다. “포도 자체의 언어를 잔에 담아내는 것, 그것이 우리의 목적입니다.”

 

 

엘 에스테코 포도밭

 

 

아름다운 사막지대가 주는 영감

엘 에스테코의 모기업 그루포 페냐플로(Grupo Peñaflor)는 세 계 최대 말벡 생산 그룹이지만, 엘 에스테코의 생산량은 극히 제한적이다. 실제로 칼차키 밸리는 아르헨티나 와인의 단 2%만을 생산하는 작은 산지이며, 올드바인 시리즈는 그중에서도 소수의 와인에 속한다. 수확량이 지나치게 낮아 포기될 위기에 처했지만, 양조팀의 강한 의지로 별도의 라인으로 독립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올드바인 삼총사는 이 지역의 오랜 유산과 가치를 기리는 헌사이자, 최소한의 개입만으로 완성된 와인이다.

 

또한 이 지역은 19세기말 유럽을 휩쓴 필록세라의 피해를 비껴가 접목 없는 순수한 품종을 지켜냈다. 시간이 흐르며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와인들은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진화를 묵묵히 지켜보아 온 침묵의 증인이기도 하다. 매년 3,000~4,000병만 생산되는 이 시리즈는 희귀성과 진정성을 중시하는 애호가를 위한 작품이다. 수석 와인메이커 알레한드로 페파(Alejandro Pepa)와 농학 엔지니어 프란시스코 텔레체아(Francisco Tellechea)는 ‘미니멀 인터벤션’ 철학을 구현하며, 고목이 전하는 개성과 떼루아를 투명하게 담아낸다. 이러한 장인정신은 와인 에 조화를 불어넣을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통해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미래로 확장된다.

 

 

 

➊ El Esteco, Old Vines Torrontes 2022

엘 에스테코, 올드바인 토론테스 2022

생산지 아르헨티나 > 살타 > 칼차키 밸리(카파야테)

품종 1945년 식재된 고목에서 수확한 토론테스

테이스팅 노트 연한 노란빛에 맑고 투명한 광택이 감돈다. 감귤류와 섬세한 꽃 향, 풍부한 미네랄이 어우러지며 산도와 당도의 균형이 뛰어나다. 돈 데이비드 토론테스가 화사하고 깔끔하다면, 올드바인 토론테스는 차분하고 복합적인 터치감을 지닌다.

 

➋ El Esteco, Old Vines Malbec 2021

엘 에스테코, 올드바인 말벡 2021

생산지 아르헨티나 > 살타 > 칼차키 밸리(카파야테)

품종 1946년 식재된 고목에서 수확한 말벡

테이스팅 노트 바이올렛 컬러에 블루베리, 자두, 허브의 향이 조화롭다. 신선한 산도와 둥근 탄닌이 집중도 높은 풍미와 깊이를 구현한다. 오크 숙성 없이도 농축미와 복합미가 돋보인다. 차갑게 또는 실온에서 즐겨도 좋으며, 햄버거 같은 캐주얼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➌ El Esteco, Old Vines Cabernet Sauvignon 2022

엘 에스테코, 올드바인 까베르네 소비뇽 2022

생산지 아르헨티나 > 살타 > 칼차키 밸리(카파야테)

품종 1947년 식재된 고목에서 수확한 까베르네 소비뇽

테이스팅 노트 루비빛에 블랙베리, 자두, 향신료, 가죽, 블랙올리브의 스모키한 아로마가 인상적이다. 입 안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탄닌과 균형 잡힌 구조, 긴 여운이 이어진다. 모래토양이 빚어낸 견고한 구조와 응축미가 품종의 개성을 한층 부각시킨다.

 

 

수입사 신동와인 02-794-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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