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정은 사진 위키피디아, 하이트진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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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 투어를 많이 다녀봤지만 여전히 잊을 수 없는 기억 중 하나는 부르고뉴의 한 대형 네고시앙의 지하 까브에서 했던 시음이다. 부르고뉴의 다양한 아뻴라시옹 와인들을 시음한 후, 마지막에 블라인드로 테이스팅했던 와인, 프르미에 크뤼나 그랑 크뤼 와인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던 와인의 정체는 보졸레 10개 크뤼 중 하나인 물랭 아 방, 그것도 10년 이상 숙성한 올드 빈티지였다.
프랑스 최고의 명품 와인산지인 부르고뉴에서 남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보졸레 산지는 보졸레 누보로 대표되는 햇 와인의 이미지 때문에 다소 과소평가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보졸레 산지는 사암과 점토질로 구성되어 과실향이 많이 나고 주로 보졸레 누보를 생산하는 남부의 산지와 석회암, 화강암, 편암으로 구성되어 보졸레의 10개 크뤼 와인들을 생산하는 북부 산지로 크게 나뉜다. 특히 보졸레 크뤼를 대표하는 물랭 아 방 지역은 언덕배기에 커다란 풍차, 즉 물랭 아 방 이 랜드마크로 자리하고 있으며 10개의 크뤼 중, 가장 높은 숙성 잠재력을 보이는 산지로 평가받는다.
이 물랭 아 방에서 젊은 여성 와인메이커 엘리사 게랑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엘리사 게랑은 보졸레의 가메 (Gamay) 품종의 가능성을 간파하고 바이올렛, 체리, 장미 풍미가 나는 바로 즐기기 좋은 와인일 뿐 아니라 집중도가 높으면서도 균형감이 좋은, 그리고 탄닌 구조감으로 인해 숙성 잠재력이 뛰어난 와인을 만들어 내며 보졸레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농학을 전공한 엘리사는 디종에서 와인 양조학을 수료했다. 그 뒤 2018년부터 가족의 포도밭이 있는 물랭 아 방으로 돌아와 와인을 양조하기 시작했다. 게랑 가문은 물랭 아 방에 4.2ha, 고도가 높은 쉬루블 에 0.8ha의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물랭 아 방 지역에서 보유하고 있는 4.2ha 중 1.5ha는 단일 구획인 레 토랑(Les Thorins) 밭이다. 보졸레에 위치한 물랭 아 방의 본래 이름인 로마네슈 토랑(Romanèche Thorin)에서 딴 레 토랑은 역사적인 중요성을 가진 밭으로 이곳에서 만든 포도로 빚은 와인은 과거 루이 14세에게 진상되었으며 당시에는 부르고뉴 그랑 크뤼와 같은 가격으로 거래되었을 정도로 훌륭한 와인이 생산되었다.
오늘날에도 부르고뉴 그랑크뤼와 견줄 수 있으며 명실상부 물랭 아 방에서 가장 뛰어난 그랑 크뤼 밭이다. 게랑 가문은 부르고뉴의 네고시앙들이 대부분 소유하고 있는 중에 유일하게 가문 소유를 하는 곳이다. 엘리사 게랑이 가족에게로 돌아와 처음에는 소량의 뀌베를 만들었는데, 그 와인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아버지 필립 게랑은 엘리사에게 와이너리의 전권을 맡겼다. 포도밭을 물려받자마자 2019년부터 유기농 전환 작업을 시작해 물랭 아 방 뿐 아니라 보졸레 와인들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엘리사 게랑은 본인의 밭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의 특징을 자신이 머릿속에 상상한 이미지로 직접 드로잉하여 야생 정원을 연상시키는 라벨을 완성해 떼루아에 대한 그녀의 상상력을 보여준다.
Elisa Guerin Moulin-à-Vent Les Thorins
엘리사 게랑 물랭 아 방 레 토랑
생산지 엘리사 게랑
원산지 프랑스, 보졸레, 물랭 아 방 AOP
품종 가메
시음노트 폭발적인 꽃향이 느껴지며 남성성과 우아함의 균형을 잘 잡고 있다. 부르고뉴 와인과 견줄만한 훌륭한 와인으로 길게 이어지는 가운데 감초 풍미까지 느낄 수있다.
수입사 하이트진로 02-3014-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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