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이면 귓가에 맴도는 노래가 있다. 바로 2012년 발표된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 매년 전국에 벚꽃이 필 무렵이면 차트 역주행을 시작해 거리마다 카페마다 흘러나오는 곡으로 벚꽃 연금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벚꽃 엔딩을 듣다 보면 마치 눈 앞에 눈 송이 처럼 아름답고 연한 핑크 빛의 벚꽃이 흩날리는 풍경이 절로 그려지며 부드러운 봄바람이 느껴지는 듯 하다.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4월이 진짜 봄의 시작이다. 한껏 올라간 낮 기온,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 그리고 길가의 흐드러지게 피는 꽃들만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루아침에 입맛이 달라진다. 카페에서도 따뜻한 아메리카노 대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기나긴 겨울을 지나며 자연스럽게 레드 와인으로 향하던 손이 살짝 주춤하는 것을 보니, 진짜 봄이 체감된다. 이제 로제 와인으로 갈아탈 시간이다.

최정은, 심혜미 사진 및 자료 제공 각 수입사, i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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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스펙트럼, 로제

로제(rosé)는 원래 불어로 핑크빛을 뜻하는데 단어의 철자 때문에 장미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로제 와인은 레드 와인만큼 강렬한 붉은색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핑크빛 또는 연어 빛의 와인으로, 생산지 마다, 양조 방식에 따라 다양한 핑크로 표현되어 더욱 화사한 봄과 잘 어울린다.

 

로제는 사실 20세기까지만 해도 대중들의 큰 기대를 받지 못했었다. 로제 와인은 원래 여름의 와인으로 여겨졌다. 로제 와인의 메카로 여겨지는 프랑스의 남부 지역은 아름다운 지중해 해변으로 유럽 최고의 바캉스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데, 여름이면 바캉스를 위해 방문한 프랑스를 비롯한 많은 나라의 여행객들에게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으로 로제 와인이 대량으로 소비되었다.

 

그래서 주로 뱅드 빼이(vins de pays)나 뱅드 따블(vins de table)처럼 저렴한 와인들로 만들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단한 폭염으로 기록된 2003년의 여름, 숨 막히는 더위 속에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프랑스인들이 자연스럽게 로제 와인을 찾으면서 로제 와인을 가장 많이 생산해 오던 프로방스(Provence), 랑그독(Languedoc), 루아르(Loire) 지역이 고급스러운 로제 와인을 만드는데 뛰어들기 시작했고, 그 결과 지금 볼 수 있는 고급스러운 로제 와인들이 대거 탄생하게 되었다.

 

그동안 뱅드 빼이나 뱅드 따블의 저렴한 라벨을 달았던 로제 와인들은 이제 당당히 AOP 와인으로 거듭났고, 유기농이나 바이오 다이내믹 등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포도로 만들어지면서 품질면에서도 뛰어난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뿐 아니다. 이미 샴페인 지역에서는 로제 샴페인을 만들어 샴페인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약발포성 스위트 와인의 대표격인 모스카토 다스티를 만드는 방식으로 레드 품종을 이용해 만드는 로제 스위트 스파클링 와인도 있다. 로맨틱한 계절인 봄에 더욱 사랑받는 품목이기도 하다.

 

더욱이 화이트 와인처럼 시원하게 칠링 해서 마실 수 있고 다양한 음식과 매칭할 수 있어 최근에는 로제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얼마전 다녀온 프로바인에서도 로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의 두드러진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

모든 와인들이 마찬가지지만 로제 와인의 경우, 빛깔이 천차만별이다. 이는 기본적으로는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에서 나오는 차이로,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먼저, 가장 상상하기 쉬운 방법은 화이트 와인에 레드 와인을 섞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프랑스의 샴페인 지역에서만 허용하고 있는 방식이며 유럽에서 샴페인 외에 다른 산지에는 허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샴페인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세 가지 품종인 샤르도네,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 중, 피노 누아와 피노 뫼니에를 레드 스틸 와인으로 양조한 후, 화이트 와인과 블렌딩하는 방식으로 로제 샴페인을 만든다.

 

두 번째 방식으로는 직접 압착법이다.

발효 전의 레드 포도들을 부드럽게 압착해 핑크색이 가볍게 묻어나게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프랑스의 북부 지방에서 주로 사용하던 방식이지만 프랑스 전역으로 퍼진 이 방식은 착색이 덜 이루어져 로제 와인의 색을 훨씬 맑게 해주고 로제 와인에 활기와 신선함을 준다.

 

세 번째 방식으로는 세네(saignée) 방식으로 압착된 포도의 껍질과 주스를 접촉시키는 마세레이션 과정을 통해 로제 빛깔을 얻는 방식이다. 이 경우, 좀 더 선명한 색의 로제 색상을 얻을 수 있다. 대다수의 로제 와인들이 레드 포도 품종을 베이스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마세레이션 기간에 따라 컬러는 물론 보디감을 얻을 수 있다.

 

많은 와이너리들이 직접 압착 방식과 세네 방식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로제 와인은 레드 품종을 사용하지만 로제 와인의 빛깔이 결정되면 나머지 과정들은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양조 과정을 따른다.

 

로제 와인은 붉은 빛 컬러에 시원하게 칠리해서 마실 수 있어 어떤 음식과도 매치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꽃구경을 간다면, 봄꽃과 잘 어울리는 로제 와인들이 제격이다.

 

 

 

France

 

 

Côtes de Provence Les Calanques 2020

꼬뜨 드 프로방스 레 깔랑규 2020

원산지 프랑스 프로방스

품종 그르나슈, 무드베드르, 생쏘, 시라

꺌렁끄 해안을 따라 펼쳐진 유기농 포도밭에서 생산된 로제 와인은 지중해의 청명한 바다와 강렬한 태양 덕분에 신선하고 상큼한 과일 맛이 특징이다. 해산물, 치즈, 육류와 잘 어울린다.

수입사 샤프트레이딩

 

 

La Bargemone Cuvée Collection Rosé

라 바흐쥬몬느 퀴베 컬렉션 로제

생산지 프랑스 프로방스

품종 까베르네 소비뇽 42%, 시라 30%, 쿠누아즈 28%

연한 복숭아 빛을 머금은 와인은 레몬그라스와 어두운 과실 향, 섬세한 향신료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부드럽고 세련된 산미는 실크처럼 우아하게 입안을 감싸며 여운을 남긴다.

수입사 비노파라다이스

 

 

Château Beauchêne Cousinade

샤또 보쉔 꾸지나드

생산지 프랑스 프로방스

품종 생쏘, 그르나슈, 시라, 무르베드르, 롤

프로방스 지역 해발 365m에서 자란 꾸지나드는 신선한 산도와 복합적인 아로마를 선사한다. 진한 살구색과 장미꽃향, 감귤, 레몬 제스트의 매력적인 향이 입안에서 탁월한 밸런스를 이룬다.

수입사 하이트진로

 

 

Taittinger Prestige Rosé Brut

떼땅져 프레스티지 로제 브뤼

생산지 프랑스 샹빠뉴

품종 샤르도네 30%, 피노 누아 45%, 피노 뫼니에 25%

떼땅져의 샴페인으로 야생 라즈베리, 체리, 블랙 커런트 등의 신선한 베리 아로마가 잘 표현되며, 입 안에서는 크리미한 버블과 함께 기분 좋은 이스트 향이 살짝 스친다.

수입사 하이트진로

 

 

Argali Rosé

아르갈리 로제

생산지 프랑스 랑그독

품종 그르나슈 60%, 쌩소 40%

옅은 소프트 핑크 컬러와 포멜로를 비롯한 이국적인 과일 향이 돋보인다. 활기찬 산도와 크리스피한 질감이 상큼함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수입사 와이넬

 

 

Domaine Montrose

도멘 몽로즈

생산지 프랑스 페즈나스

품종 그르나슈 65%, 까베르네 소비뇽 25%, 시라 10%

옅은 연어색을 띠며 체리, 딸기, 멜론, 복숭아와 약간의 스파이스 향이 어우러진 우아한 와인이다. 포도는 밤에 수확해 저온 발효되고, 개별 발효 후 블랜딩되어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숙성된다.

수입사 국순당

 

 

 

Italy

 

Langhe DOC Rosato ‘Dolcevita’

마로네 랑게 로사토 돌체비타

원산지 이탈리아 피에몬테

품종 네비올로 50%, 바르베라50%

특징 연어 빛의 와인에서는 꽃향기와 라즈베리, 체리의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끝에는 감귤류의 섬세한 향과 함께 긴 여운과 풍부한 과일의 풍미가 남는다.

수입사 국순당

 

 

Bava Rosetta

바바 로제타

원산지 이탈리아 피에몬테

품종 말바지아 디 스키에라노 100% 한정 생산되는 스위트 와인으로, 손수확한 포도를 낮은 온도에서 발효시켜 자연스러운 당도를 지닌 약발포성 와인을 만든다. 딸기와 장미 향이 어우러진 섬세한 탄산이 와인의 매력을 도한다.

수입사 하이트진로

 

 

Tenuta Ulisse Rose

테누타 울리쎄 로제

생산지 이탈리아 아브루쪼

품종 메를로 60%, 몬테풀치아노 40%

특징 다양한 과실의 청량한 아로마와 적절한 산미가 균형 잡힌 밸런스를 이룬다. 구조감과 프레시함을 고루 갖춘 생기 넘치는 와인이다.

수입사 문도비노

 

 

Bellygom Rose

벨리곰 로제

생산지 이탈리아 피에몬테

품종 모스카토 95%, 브라케토 5%

특징 균형 잡힌 달콤함과 상쾌한 탄산감을 가진 모스카토 와인으로, 케이크나 과일 디저트와 잘 어울린다.

수입사 롯데칠성음료

 

 

 

Spain

 

Viña Sastre, Rosado

비냐 사스트레, 로사도

원산지 스페인 리베라 델 두에로 DO

품종 틴타 델 파이스(템프라니요) 100%

특징 깔끔하고 향긋한 과일 아로마가 강하게 퍼지며, 입안에서는 뛰어난 균형감과 잘 익은 딸기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신선하고 부드럽지만 긴 피니시를 자랑하는 우아한 와인이다.

수입사 하이트진로

 

 

Venta Pilar ROSADO 2022

필라 로사도 2022

원산지 스페인 발렌시아 부뇰

품종 보발 100%

특징 부드럽고 실키한 과일의 산뜻한 산미와 피니시에서 과일의 집중도와 밸런스가 잘 어우러진 풍미가 느껴진다. 상큼한 과일 아로마와 부드러운 산미의 조화와 살짝 감도는 바디감이 특징이다.

수입사 와인강

 

 

Jaume Serra Bouquet Rose Cava

호메세라 부케 로제 까바

생산지 스페인 페네데스

품종 피노 누아, 트라페 특징 스페인 판매 1위 까바로 밝은 로즈 빛과 미세한 버블, 우아한 꽃과 붉은 과실 향, 자몽의 상쾌함이 어우러져 탁월한 균형감을 자랑한다.

수입사 동원와인플러스

 

 

 

New Zealand

 

Folium Rosé

폴리움 로제

원산지 뉴질랜드 말보로

품종 피노 누아 100%

특징 폴리움은 자연 조건에 순응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매년 빈티지마다 다른 특성을 지닌 와인을 선보인다. 섬세한 수고와 디테일이 만들어낸 이 와인은 풍부한 향과 균형 잡힌 구조감이 특징이다.

수입사 비노파라다이스

 

 

 

Australia

 

Spring Seed Morning Bride Rosé

스프링 시드 모닝 브라이드 로제

원산지 호주, 맥라렌 베일

품종 쉬라즈 100%

특징 탄소 제로를 실현한 비건 와이너리로, 라즈베리, 딸기, 복숭아 향이 어우러진 섬세하고 드라이한 로제 와인을 만든다.

수입사 비노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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