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메스코 소스를 곁들인 조개 관자에 로버트 파커가 극찬한 샴페인 앙리 지로를 한 잔 식전주로 마신다. 버섯 마데이라 소스의 안심 스테이크에 이탈리아 와인 등급 중 최고에 해당하는 리카솔리 카스텔로 디 브롤리오 끼안띠 클라시코 그란 셀레지오네(Ricasoli Castello di Brolio Chinati Classico Gran Selezione)를 곁들인다. 이곳은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아닌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클래스. 대한항공의 기내식 서비스가 눈에 띄게 바뀌었다.

 

하얏트 외식 사업부와 함께 하는 식사 메뉴만 다양하고 맛있게 바뀐 것이 아니다. 한진 KAL 소속의 이상준 한국소믈리에협회장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미국, 호주 등 다양한 지역의 고품질 와인을 철저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엄선해 여느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은 화려한 와인 리스트를 갖췄다. 그리고 지난 4월 3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에서 한국소믈리에협회장이자 한진 KAL(대한항공) 소속 이상준 소믈리에를 만나보았다. 글 이은솔 사진 임정훈

한국소믈리에협회 13대 협회장 취임과 이력

현 한국소믈리에협회 13대 협회장인 이상준 소믈리에는 2006년 처음 협회에 들어와 오랜 시간 동안 활동해왔다. 협회장이 되기 전부터 협회에서 2016년~2017년 교육실장, 2018년~2023년 부회장, 그리고 2024년 2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협회에 오랜 시간 몸 담아온 이상준 소믈리에는 2003년부터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9년 동안 근무하며 와인리뷰에서 운영하는 보르도 와인 아카데미 와인 전문가 과정을 이수, WSET 고급 과정과 와인 실무 서비스 과정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2013년을 시작으로 코리아 와인 챌린지, 소믈리에 베스트 초이스 심사위원 등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을 해왔다. 호텔에서 근무하며 와인에 대한 지식만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아닌, 전직 대통령, 재벌 총수와 같은 VIP 고객들에 대한 로열티를 잘 녹여내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 핵심적인 비전을 내다보았던 이상준 소믈리에는 이후 그랜드 하얏트 리젠시 인천에서 2012년 근무를 시작으로 2014년 9월, 그랜드 하얏트 인천 웨스트 타워 신관이 오픈을 하면서 수석 소믈리에 겸 베버리지 총괄을 맡게 된다. 2024년 2월 사단법인 한국 소믈리에협회 협회장으로 취임하며, 주로 와인 관련 산업의 발전과 협회 회원들의 권익향상을 바탕으로 전문 워크숍, 세미나, 테이스팅 행사 등을 개최하고 있다.

 

Q 현재 소속되어 있는 <한국소믈리에협회> 소개와,
향후 협회장으로서의 활동에 대한 포부는 무엇인가?

A 사단 법인 한국소믈리에 협회는 1990년 현직 소믈리에들이 주최가 되어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소믈리에 협회로 자부심이 굉장히 크다. 협회를 설립했던 회원들이 아직까지도 자리를 지키고 계신 곳이 한국소믈리에협회다. 현재 약 100명의 호텔, 와인 바, 유명 레스토랑, 와인 샵 등 다양한 업종에 근무하는 소믈리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울과 수도권 외에도 부산, 제주, 대구, 광주, 강원 지부을 갖추고 전국적으로 다양한 모임 및 활동을 하고 있다. 협회에서는 소믈리에들이 현직에서 일하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소믈리에들의 실력과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다가오는 6월 20일, 코리아 호텔 소믈리에 대회를 작년에 이어서 2회째 개최하기로 했다. 심사 규정은 필기시험, 결선 블라인드를 위한 와인 시음 실기시험으로 이루어지고 꽤 난이도가 높다. 현직 호텔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지원을 할 수 있다. 사실 한국소믈리에협회에서 소믈리에들의 베이스가 된 것이 호텔이다. 음식에 대한 competition은 방송을 통해서도 많이 보여지는데, 와인이나 소믈리에들
에 대한 언론사들의 취재, 홍보들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같이 협업해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많이 찾으려고 하고, 또 그런 것들을 수용하기 위해 다양한 것 들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대회를 통해서 와인 업계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 결과적으로 어떻게 와인 시장을 부활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저희 협회의 역할인 것 같다.


Q 보르도와인아카데미와도 인연이 있으신지 처음 알았다.
A 보르도와인아카데미를 다닐때 제 사비 450만원을 들고 해외 와이너리 투어를 갔다. 와인에 대한 열정이 끓어오르던 시기였다. 정말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보르도와인아카데미 수업이 2시 반부터였는데 수업을 들으려면 일을 새벽조를 했어야 했다. 새벽 2시 50분쯤 일어나서 4시에 호텔 근무를 시작하고 1시 30분에 퇴근하자마자 보르도아카데미로 달려갔다. 와이너리를 다녀오고 나니 와인에 대해 더 새롭게 느껴지고 더 열심히 하고 싶었다. 포도밭에서 포도를 직접 따먹으며 몸으로 체험하고 나니 더욱 와인에 빠지게 되었다. 당시 대학원 논문 주제도 와인이였고, 월급을 받으면 와인을 사먹는데 돈을 다 썼다. 지금도 2008년도 쯤에 샀던 그 와인들은 집 셀러에 그대로 보관중이다.

Q 대한한공의 기내 와인이 젊어 졌다는 기사들이 많이 보인다.

최근 대한항공의 신규 와인들을 직접 선택하셨다고 들었는데

 

A 항공기 와인의 세계는 대부분 잘 모른다. 수백만 승객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와인을 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다. 그전까진 대한항공 와인 90% 이상이 유럽 와인이었고, 뉴 월드 와인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된다. 2022년 10월에 대한항공 기내 와인을 선정했다. 국제소믈리에협회(ASI)가 주관하는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마크 알머트(Marc Almert)와 함께 새로운 와인을 선정하기 위해 모든 와인의 국가나 품종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오직 블라인드 테이스팅 만으로 선별하는 작업을 1년 정도 했다. 이후 대한한공 기내 서비스팀과 합의하에 그중 150종의 후보 와인을 최종 선정 하였고, 53종의 와인이 최종 낙점되었다. 그래서 대한항공에서 상상할 수도 없었던 미국, 호주, 칠레, 아르헨티나 등의 뉴월드 와인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퍼스트 클래스에 서비스될 샴페인으로 그랑크뤼 등급의 최고급 샴페인을 리스팅했다. 기내에서는 지상에 비해 기압이 낮아 그 압력에 따라 후각과 미각이 둔해질 수밖에 없어 적은 양의 와인만으로도 쉽게 취한다. 그래서 기내에서도 승객들의 기억에 남을만한 신선한 과실향과 아로마가 풍부한 와인들로 세심하게 선별했다. 올해 1월부터 3월 말까지 퍼스트 클래스에서 근무하는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총 13회차 진행했다. 이런 음식을 주문한 승객에게 어떤 와인을 추천해야하는지, 또 이런 와인을 드시는 분께는 어떤 음식을 추천해야 하는지, 어떻게 와

인을 서비스해야 손님이 좋은 시간을 보내실 수 있는지, 승객들에게 더욱 특색있고 완성도 높은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 부분에 대해서도 기존과는 다르게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4월 17일부터는 팀장들을 대상으로 200~300명정도 교육을 또 한번 진행한다. 이제 대한항공 기내식도 신규로 바뀌기 때문에 필요한 교육이다. 서비스를 할 때도 어떻게 승객에게 좀 더 어프로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들을 알려주려고 한다.

Q 이상준 소믈리에가 대한항공에서 서비스되는

와인 중 추천하고싶은 레드 와인은?

A ‘리카솔리 카스텔로 디 브롤리오 끼안띠 클라시코 그란 셀레지오네’를 추천한다. 100% 산지오베제다. 그란 셀레지오네는 끼안띠 클라시코의 최상 등급으로 2010 빈티지에 처음 적용되었다. 이 와인은 리카솔리의 카스텔로 디 브롤리오 포도원에서 최고 구획의 포도를 선별하여 만들며, 23개월 동안 오크통에서 숙성과 긴 병 숙성을 거쳐 향이 굉장히 깊다. 더불어 입안에서의 산도와 탄닌의 밸런스도 아주 훌륭하다. 현재 대한항공 기내에 서비스 되고 있는 메인 안심요리와 최상의 페어링을 보여준다.


리카솔리 카스텔로 디 브롤리오 끼안띠 클라시코 그란 셀레지오네

Ricasoli Castello Di Brolio Chianti Classico DOCG Gran Selezione

지역 Toscana Chianti Classico DOCG

품종 Sangiovese 100%

 

특징 리카솔리 가문은 1141년부터 끼안띠 클라시코의 역사적인 고성인 카스텔로 디 브롤리오를 소유하며 이탈리아 와인 생산자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이어왔다. 리카솔리는 끼안띠 블렌딩 공식을 완성한 것으로도 유명하며, 현재 가문의 32대손인 프란체스코 리카솔리가 와이너리를 운영하며 와인 양조의 역사를 잇고 있다. 강렬한 루비 레드 컬러로

레드 프룻츠, 자두, 발사믹, 바닐라 등의 아로마가 느껴지며 단단하면서도 우아하고, 탄닌과 산도의 균형감이 매우 훌륭하다. 오랜 시간 이어지는 피니시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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