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렐리엥 뒤뵈프(Aurélien Duboeuf)

논어 1장 학이 편에는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말이 있다. 즉, 벗이 있어 스스로 멀리서 찾아오니 이 역시 즐겁지 아니 한가라는 뜻이다. 와인리뷰 창립 이래 24년간 와인리뷰와 가까운 관계를 맺어오던 프랑스 보졸레의 레 뱅 드 조르쥐 뒤 뵈프사의 설립자이자 작고한 조르쥐 뒤 뵈프의 손자이며 현재 CEO인 프랑크 뒤 뵈프의 아들인 오렐리엥 뒤뵈프가 보졸레 누보 출시 주간을 맞아 한국을 방문했다.

 

최정은 사진 및 자료 제공 최정은, LV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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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boeuf Family

할아버지의 DNA를 물려받다

갓 26살이 된 오렐리엥 뒤뵈프에게서는 우리 나라의 MZ세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지만 2024년 보졸레 누보 시즌부터 싱가포르, 홍콩,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을 담당하게 된 젊은 뒤뵈프에게서는 젊은 시절 자전거에 보졸레 와인을 싣고 가가호호 방문 판매를 하며 마케팅 신화를 써 내려 갔다고 전해지는 프랑스 와인업계의 전설 조르쥐 뒤뵈프의 당당한 패기가 느껴진다.

오렐리엥 뒤뵈프는 구구단보다 보졸레의 10크뤼 이름을 먼저 외웠다고 할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와인이 DNA에 잔뜩 새겨져 있다. 특히 유럽 최초, 가장 큰 규모의 와인 박물관인 보졸레의 르 아모 뒤 뱅을 놀이터 삼아 오롯이 와인에만 둘러 쌓여 있던 오렐리엥이 프랑크 뒤뵈프의 자녀들 중 와인에 올인한 자녀가 된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조르쥐 뒤뵈프의 보졸레 누보(좌)와 보졸레 빌라주 누보(우)

 

아모 뒤 뱅 박물관

보졸레의 재건을 꿈꾸다

아모 뒤 뱅을 놀이터 삼던 오렐리엥 뒤뵈프는 어린 시절부터 건축물이나 건물 건설 등에 관심을 가져왔다. 또한 박물관 내부에 전시 중인 전통적인 양조 기구 등을 보며 와인 양조에 서서히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결국 16세에 와인 메이커가 되기로 결심했다. 실제 오렐리엥 뒤뵈프는 17세 때 LVGD가 보유하고 있는 마꽁 포도밭에서 와인을 처음 생산했다. 이후 싱가포르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 2018년 LVGD에 합류, 2023년 포도밭 관리를 거쳐 2024년 아시아 시장 관리까지 점점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오렐리엥의 가장 큰 포부는 보졸레 누보 성공의 그늘에 가려져 제 빛을 충분히 보지 못하고 있는 보졸레 10 크뤼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보졸레 지역은 부르고뉴의 프르미에 크뤼나 그랑 크뤼 처럼 특정 플롯의 이름을 붙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검토를 거듭했다. 10개 크뤼 안에 약 600개의 특정 플롯을 구분했고 각각의 플롯마다 와인의 맛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확인하여 플롯의 이름을 붙인 크뤼 와인들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젊은 뒤뵈프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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